굳게 다문 입술, 고지식함을 사랑하는 마음
방앗간의 참새처럼 드나드는 한 중고서점 위에는 이따금 어떤 아저씨, 아니 할아버지가 보인다. 어느날 그 할아버지, 아니 아저씨가 내가 세워둔 자전거를 밖으로 옮기시려고 하시는 것을 보고 나는 말했다. 죄송합니다. 아, 제가 옮길게요. - 그쪽 꺼에요? 네. 죄송합니다아. 그 아저씨가 건물 관리 일을 맡아 하시는 것 같았다. 나는 그날따라 아마 거의 처음으로 자전거를 건물 현관 안쪽 깊숙이까지 들어오도록 세워두었다. 소심한 만행을 처음 저지른 날, 때마침 아저씨가 발견하시고 자전거를 밖으로 옮겨두려고 하셨던 것이다. 때마침 나도 나가려던 참에 그 장면을 보았고, 나는 죄송하다고 얼버무려 말씀드리며 얼른 자전거를 밖으로 빼서 타고 달아나려고 했다. 그런데 아저씨가 굳이 한 말씀을 덧붙이셨다. 아니, 아실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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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7. 6. 2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