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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피
수능날이다.
수능 날이다. 왜 그런지 수능 날만 되면 고삼 때로 되돌아간다. 새벽 내 잠 못 이루며 뒤척이다 거의 밤을 새다 시피 하고 꼭두새벽처럼 일어나 찬 바람을 가르며 달려나가 택시를 잡아 탔다. 그렇게 도봉구의 낯선 모 중학교에 갔던가. 그 날 아침의 공기가 생각난다. 그 긴장감과 냄새. 차가움, 그리고 뜨거움. 깜깜한 새벽에 몸을 일으켜 부지런히 준비했는데도, 이상하게도 여느 등굣길처럼 빠듯했다. 헐레벌떡 뛰어가 지금도 그대로 있는 상계역 부근의 미니스톱 앞에서 택시가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 들이마시던 차고 쨍한 새벽 공기가 그렇게 생각이 난다. 뜨거운 몸에서 올라와 입으로 나오던 입김. 떨림. 열아홉이 감당하기에는 벅차기만 했던 극한의 공포감과, 다 끝났다는 슬픔과 안도감 같은 것. 겨우 택시를 세..
수필
2024. 11. 14. 1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