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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피
시간의 깊이
난 오늘도 자전거에 올라타 있었다. 오래 되어 귀에 닿는 천이 다 해진 헤드폰에서는 색소폰으로 연주한 올오브미가 흘러나왔다. 밤하늘에서 꿈처럼 눈발이 나리었고, 녹지 않은 흰 눈이 길 위로 눈부시게 덮혀 있었다.지난 주일에는 예배 후에 두 아이를 데리고 치킨집에 갔다. 그간 준비성 없이 엉터리 예배를 인도한 죄악은 치킨 따위로 갚을 수 없는 것이었다. 내 안에는 한낱 치킨으로나마 조금이라도 속죄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미세하게 있었다. 하나님 제가 하나님은 잘 몰라도 치킨은 열심히 사줬습니다. 나에게도 구교의 공로 속죄주의의 잔재가 남아 있었다.경직된 교회 문화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인격적인 불가항력적 한계가 있음을 절절히 체감하고 있었다. 그렇게 매콤국물떡볶이와 허니콤보와 건널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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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 28. 1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