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5/01/07 (1)
오리피
나의 쿠폰 강박기
시간은 또 다시 아홉 시 반. 써야 하는 쿠폰들의 압박이 다가오는 시간대였다. 늘 이런 식이었다. 유효기간이 오늘까지인 쿠폰을 써야 한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시간을 보면 늘 이십 분, 삼십 분이 남아 있었다. 하루종일 다른 일로 바쁘거나 한가하게 있다가 어둑한 밤에 퍼뜩 생각이 나서 준비하고 내달려 숨가쁘게 도착하면 문을 닫기 일 분 전 이 분 전, 또는 문을 닫고 난 일 분 후, 이 분 후였다.오늘도 어김없이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 남아있는 시간은 숨가쁘게만 느껴졌다. 가야 할 매장들의 마감 시간까지는 삼십 분이 남았는데 나는 씻지도 않았다. 물론 외출복도 입지 않았고, 그에 비해 산적해 있는 쿠폰과 포인트는 버거웠다. 스타벅스 음료 쿠폰 두 개와 복수의 계정에 약간의(정말 약간의- 이 부분은 강박의 영역..
수필
2025. 1. 7. 2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