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로라
2020년 4월 22일 씀. 현혹된 하루살이가 너, 촛불을 향해 날아들어, 따닥따닥 불타면서도 하는 말, “이 불길을 축복하자!” 제 예쁜 여자 위에 몸을 기울이고 헐떡거리는 애인은 제 무덤을 어루만지는 다 죽어 가는 환자 같아라. 만일 네가, — 비로드 눈의 요정이여, 율동이여, 향기여, 빛이여, 오 나의 유일한 여왕이여! — 세상을 덜 추악하게 하고, 순간순간을 덜 무겁게만 해 준다면? 보들레르, 중에서. 늦은 밤 지하철은 한가했다. 나는 Alexandre Tharaud가 연주하는 슈베르트 즉흥곡 3번을 듣고 있었다. 평범하고, 평화로운 귀갓길이었다. 일호선 지하철 막차는 승객이 너무나 없었다. 내 양 옆자리도 모두 비어 있었다. 듬성듬성 앉아있는 승객들은,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입을 굳게 다물고 스..
수필
2024. 8. 19. 1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