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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림

newwing 2024. 7. 2. 13:37


2024년 6월 23일



하늘은 높았다. 그리움은 오늘 먹구름처럼 짙고, 열풍을 품은 채의 녹진하고 시원한 여름 바람처럼 먹먹했다. 처음 뵙는 분의 저녁 초대 자리가 어리둥절했지만 태연하게 허허 웃으며 녹아들었다. 옥상의 상추나, 깻잎이나, 화초와 꽃. 우선 이 사랑과 예쁜 정성과 화기애애함이 익숙했고, 익숙해서 더 사무쳤다. 너무나도 익숙한, 생명에 대한 사랑의 이 한복판에 있을수록 한 사랑을 그리워해야 했다. 그러는 동안 낯가림과 실수를 안 해야 한다는 어떤 긴장이 춘설처럼 녹아내렸다. 겨울은 아무 힘도 없다는 듯이. 방금 딴, 생명을 머금은 상추를 튼튼한 어금니로 빻아 질겅질겅 씹어먹으면서, 기가 막힌 시간들을 더듬어보려 애썼다. 이게 다 무슨 의미들인지. 생명과 넉넉한 마음들. 염분을 삼키며 나는 자꾸만 농을 던졌다. 이따금 하늘을 바라보고, 사랑과, 해골 같은 영혼이 둘 이상이 된다는 것과, 하늘의 뜻과, 잡히지도 않는 어떤 아득함들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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