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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두려움의 차이

newwing 2024. 6. 11. 00:36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일 수 있다. 두려워서거나 사랑해서. 두려워서 열심히 할 땐 결과가 중요하고, 사랑해서일 땐 과정이 중요하다. 두려워서일 땐 되는 것이, 사랑해서일 땐 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려워서 열심히 하려는 사람에게는 쫓기듯 촘촘하게 노심초사 ‘어떻게’가(어떻게 하면 그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가) 중요해진다. 그래서 그에겐 언제나 doing이 관건이다. 하지만 사랑할 땐 ‘왜’ 또는 ‘무엇’이 중요해진다. 왜 그것을 하려 하는가, 내가 하려는 것이 ‘무엇’인가가 중요해진다. 그래서 그에겐 너무나 자연스럽게 Being이 중요하다.

두려움은 말하고 싶어하지만 사랑은 듣고 싶어한다. 두려움은 설복시키기를 원하지만 사랑은 오히려 능청스럽게 져주기를 기뻐한다. 두려움은 소유해야만 하고, 보여주어야만 한다. 사랑은 그럴 필요가 없다. 그는 아쉬울 것이 없다. 사랑 그 자체로 동기와 출발에서 이미 충만하다.

두려움에게는 높이가 중요하고 사랑에게는 깊이가 중요하다. 두려움은 증명해야만 한다. 두려움은 화내야만 한다. 하지만 사랑은 씩씩거리며 잔뜩 화가 난 두려움을 두 팔 벌려 끌어안음으로써 자신이 사랑임을 증명한다.

'두려워서'는 쉴 수 없다. 그에겐 쉼도 두려움이다. 하지만 '사랑해서'에게 쉼은 중요하다. 그는 더 깊이, 더 오래도록 사랑하기 위해 쉬어야 하는 때가 언제인지를 느낄 수 있다. ‘두려워서’의 얼굴을 씻기면 곧게 사랑하지 않아서, 열등감을 극복하고 싶어서, 욕망해서의 까만 때국물이 줄줄 흘러내릴 것이다. 하지만 ‘사랑해서’는 몇 번만 세수질을 해도 금방, 두려워하며 움크리고 있는 자신을 극복하고 싶어서, 욕망에 삼켜진 나를 벗어버리고 싶어서, 영원한 내 자리로 돌아가고 싶어서의 아름답고 말간 낯빛이 드러날 것이다.